만조는 매일 50분씩 늦어지지 않습니다 — 사리 무렵 33분, 조금 뒤 94분
어제 만조 시각에 50분을 더하면 오늘 만조 시각이 나온다고들 합니다. 전국 조석 예보지점의 75일치 만조 시각으로 그 말이 얼마나 맞는지 재봤습니다.
"하루 50분"은 어디서 나온 말일까요
달은 하루에 약 50분씩 늦게 뜹니다. 만조를 주로 만드는 것이 달이다 보니 "만조도 매일 50분씩 늦어진다"는 말이 널리 쓰입니다. 평균으로는 맞는 말입니다. 문제는 이 50분이 매일 고르게 적용되느냐입니다.
그래서 국립해양조사원 조석 예보의 만조 시각을 이어 붙여, 같은 만조가 다음 날 몇 분 늦게 오는지를 지점마다 하루하루 계산했습니다. 대상은 2026년 7월 28일~10월 10일(75일치) 예보이고, 만조 사이 간격이 규칙적인 서해·남해·제주 135곳의 19,203건을 집계했습니다. 동해는 뒤에서 따로 설명합니다.
평균은 정확히 50분, 그런데 중앙값은 39분
19,203건의 평균은 50.0분으로 속설과 딱 맞습니다. 하지만 중앙값은 39분입니다. 절반 이상(50.8%)이 40분 미만이고, 속설대로 45~55분 늦어진 경우는 11.7%뿐입니다. 대신 90분 이상 늦어진 경우가 10.1% 있습니다. 대부분의 날은 50분보다 덜 늦어지고, 며칠만 크게 늦어져서 평균이 50분으로 맞춰지는 구조입니다.
음력 날짜별로 보면
| 음력 | 서해식 물때 | 전날보다 늦어진 시간 (중앙값) | 건수 |
|---|---|---|---|
| 1·16일 | 7물 (사리) | 35분 | 1,340 |
| 2·17일 | 8물 | 34분 | 1,332 |
| 3·18일 | 9물 | 34분 | 1,322 |
| 4·19일 | 10물 | 33분 | 1,308 |
| 5·20일 | 11물 | 33분 | 1,302 |
| 6·21일 | 12물 | 34분 | 1,290 |
| 7·22일 | 13물 | 37분 | 1,288 |
| 8·23일 | 조금 | 45분 | 1,315 |
| 9·24일 | 무시 | 62분 | 1,319 |
| 10·25일 | 1물 | 90분 | 1,200 |
| 11·26일 | 2물 | 94분 | 1,186 |
| 12·27일 | 3물 | 76분 | 1,288 |
| 13·28일 | 4물 | 53분 | 1,307 |
| 14·29일 | 5물 | 41분 | 1,331 |
| 15·30일 | 6물 | 36분 | 1,075 |
음력 날짜는 늦어진 뒤의 만조(오늘 만조)가 속한 날 기준입니다. 남해·동해식(8물때식)으로는 물때 이름이 하나씩 뒤로 밀립니다.
사리부터 조금 전날까지 일주일가량은 하루 33~37분으로 거의 일정합니다. 조금에 들어서면서 늘어나기 시작해 조금 이틀·사흘 뒤(서해식 1물·2물)에 90~94분으로 정점을 찍고, 다시 빠르게 줄어듭니다. 가장 덜 늦어지는 날과 가장 많이 늦어지는 날이 세 배 가까이 차이 납니다.
인천에서 보름 동안 따라가 보면
9월 사리(9월 11일)부터 다음 사리(9월 26일)까지 인천의 새벽·오전 쪽 만조를 하루씩 이어 봤습니다.
| 날짜 | 서해식 물때 | 만조 | 전날보다 |
|---|---|---|---|
| 9/11 | 7물 (사리) | 04:52 | — |
| 9/12 | 8물 | 05:28 | +36분 |
| 9/13 | 9물 | 06:01 | +33분 |
| 9/14 | 10물 | 06:32 | +31분 |
| 9/15 | 11물 | 07:00 | +28분 |
| 9/16 | 12물 | 07:27 | +27분 |
| 9/17 | 13물 | 07:53 | +26분 |
| 9/18 | 조금 | 08:23 | +30분 |
| 9/19 | 무시 | 08:59 | +36분 |
| 9/20 | 1물 | 09:58 | +59분 |
| 9/21 | 2물 | 12:14 | +136분 |
| 9/22 | 3물 | 14:00 | +106분 |
| 9/23 | 4물 | 14:55 | +55분 |
| 9/24 | 5물 | 15:34 | +39분 |
| 9/25 | 6물 | 16:09 | +35분 |
| 9/26 | 7물 (사리) | 16:44 | +35분 |
사리에서 조금까지 7일 동안은 만조가 3시간 31분 늦어졌는데, 조금에서 다음 사리까지 8일 동안은 8시간 21분 늦어졌습니다. 특히 9월 20일 09:58이던 만조가 이튿날에는 12:14로, 하루 만에 두 시간 넘게 밀렸습니다. "어제 10시쯤이었으니 오늘은 11시 전"이라고 짐작했다면 한 시간 이상 빗나갔을 날입니다.
135곳 전체 평균으로도 같은 모양입니다. 사리에서 조금까지 7일 동안 합계 256분(약 4시간 16분), 조금에서 다음 사리까지 8일 동안 499분(약 8시간 19분) 늦어졌습니다. 보름 동안 늦어지는 시간의 3분의 2가 조금 뒤 여드레에 몰려 있습니다.
왜 이렇게 될까요
만조는 달이 만드는 조석(약 12시간 25분 주기)과 해가 만드는 조석(12시간 주기)이 합쳐진 결과입니다. 달 쪽만 있으면 만조는 매일 약 50분씩 늦어지고, 해 쪽만 있으면 매일 같은 시각에 옵니다.
사리 무렵에는 두 조석의 만조가 겹칩니다. 이때 합쳐진 만조는 해 쪽에 끌려 50분보다 덜 늦어집니다. 조금 무렵에는 달 쪽 만조가 해 쪽 간조와 겹쳐 서로 깎아 먹는데, 이 상태에서는 합쳐진 만조의 위치가 빠르게 넘어가 50분보다 훨씬 더 늦어집니다. 해양학에서 오래전부터 알려진 현상입니다.
데이터도 이 설명과 맞는 방향이었습니다. 해가 만드는 조석의 비중이 클수록 사리와 조금의 조차 차이가 커지는데, 지점별로 큰 물 날 조차 ÷ 작은 물 날 조차(하루 조차 상위 10% ÷ 하위 10%)와 늦어지는 시간의 폭(가장 많이 늦는 날 − 가장 적게 늦는 날)의 상관계수가 0.59였습니다.
지점마다 폭이 다릅니다
135곳 중 133곳에서 가장 많이 늦어지는 음력 날짜의 중앙값이 80분 이상이었습니다. 지점별 폭(가장 많이 늦는 날 − 가장 적게 늦는 날)의 중앙값은 72분입니다.
| 지점 | 해역 | 가장 적게 | 가장 많이 |
|---|---|---|---|
| 장문리 | 남해 | 22분 | 122분 |
| 마산 | 남해 | 24.5분 | 120분 |
| 다대포항 | 남해 | 29.5분 | 123분 |
| 소무의도 | 서해 | 31분 | 120분 |
| 영종대교 | 서해 | 31.5분 | 119.5분 |
| 부산 | 남해 | 29.5분 | 116.5분 |
| … | |||
| 상태도 | 서해 | 36분 | 82.5분 |
| 진도옥도 | 서해 | 35분 | 80분 |
| 화봉리 | 서해 | 37분 | 81.5분 |
| 만재도 | 남해 | 36분 | 79분 |
| 쉬미항 | 서해 | 37.5분 | 79.5분 |
음력 날짜(1~15일, 16~30일은 합침)별 중앙값 중 가장 작은 값과 가장 큰 값. 한 음력 날짜에 5건 이상 있는 경우만 셌습니다.
폭이 가장 큰 곳은 부산·마산 등 남해 동부와 인천 앞바다에 모여 있고, 폭이 작은 곳은 진도·신안 일대의 서남해 섬들입니다. 그래도 가장 작은 쉬미항조차 하루 37.5분에서 79.5분까지 두 배 넘게 오갑니다. "매일 같은 만큼 늦어지는" 지점은 없었습니다.
해역별로 음력 날짜별 중앙값의 범위를 보면 서해(76곳) 33~104분, 남해(52곳) 33~99분, 제주(7곳) 33~96분으로 모양은 거의 같습니다.
하루에 만조가 한 번뿐인 날
만조가 하루에 50분보다 훨씬 많이 늦어지면, 두 번째 만조가 자정을 넘어가 그날 만조가 한 번만 찍힙니다. 위 인천 표의 9월 21일이 그렇습니다(전날 23:32 다음 만조가 12:14, 그다음이 22일 01:31).
135곳의 날짜별 비율로 보면, 만조가 한 번뿐인 날은 음력 10·25일 16.0%, 11·26일 19.0%로 가장 많았고, 사리 무렵인 음력 1·16일은 1.5%, 15·30일은 0.7%였습니다. 조금 직후에 물때표를 보고 "만조가 하나 빠졌다"고 느끼셨다면 이 때문입니다.
"어제 + 50분"은 얼마나 맞을까
7월 29일~9월 9일 데이터로 음력 날짜별 중앙값을 먼저 구해 두고, 그 뒤 9월 10일~10월 10일의 8,031건에 두 가지 방법을 적용해 봤습니다.
| 오늘 만조 추정 방법 | 오차 15분 이내 | 오차 중앙값 |
|---|---|---|
| 어제 만조 + 50분 | 49.5% | 16분 |
| 어제 만조 + 음력 날짜별 값(위 표) | 77.4% | 5분 |
"+50분"은 두 번에 한 번꼴로 15분 넘게 빗나갔습니다. 음력 날짜만 반영해도 적중률이 크게 오릅니다. 앞 기간과 뒤 기간의 음력 날짜별 중앙값끼리 비교한 상관계수는 0.944로, 이 패턴은 특정 기간의 우연이 아니라 매 보름 되풀이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전에서는
1. 사리~13물(서해식) 무렵에는 어제 만조에 30분대를 더하면 대체로 맞습니다.
50분을 더하면 오히려 늦게 잡힙니다.
2. 무시~3물 무렵에는 하루에 1~2시간씩 밀릴 수 있습니다.
이때만큼은 전날 기억으로 짐작하지 말고 그날 예보를 다시 보셔야 합니다.
3. 갯벌·갯바위에서는 반대 방향이 더 위험합니다. 물이 가장 크게 드는 사리 무렵에 "+50분"으로 짐작하면
만조를 실제보다 하루 15~17분 늦게 잡게 됩니다. 물이 생각보다 먼저 차오른다는 뜻입니다.
갯벌·갯바위 안전 수칙의 철수 시각 계산은 짐작 대신 그날 예보로 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지점별 만조·간조 시각은 물때표에서 지점을 고르면 바로 나옵니다. 물때 이름 자체의 뜻은 물때표 보는 법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동해는 따로 봐야 합니다
동해 37곳은 조차가 작고, 하루 한 번만 만조가 오는 날이 잦습니다. 같은 방식으로 이어 붙일 때 만조 간격이 9~16시간 범위를 벗어나 제외된 경우가 4,608건 중 1,446건(31.4%)이었습니다. 남은 값으로도 음력 날짜별 중앙값이 32~93분으로 비슷한 모양이 나오긴 했지만, 세 건 중 한 건이 빠진 결과라 위 표에서는 뺐습니다.
이 계산의 한계
국립해양조사원의 예보값이며 실측이 아닙니다. 날씨(바람·기압)에 따라 실제 만조 시각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같은 만조가 다음 날 늦어진 시간"은 만조를 시간순으로 늘어놓고 하나 건너 다음 만조(약 24시간 50분 뒤)와의 간격에서 24시간을 뺀 값입니다. 사이의 두 간격 중 하나라도 9~16시간을 벗어나면 제외했습니다. 서해·남해·제주에서는 19,296건 중 93건이 제외됐습니다.
기간은 여름 끝~가을의 75일(사리에서 사리까지 보름 주기 약 다섯 번)입니다. 계절에 따라 하루 두 만조의 높이 차이(일조부등)가 달라지므로, 날짜별 값은 몇 분 정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만 "사리 무렵 30분대, 조금 직후 90분 안팎"이라는 모양은 앞뒤 두 기간에서 모두 같게 나왔습니다. 조석이 달·해 두 조석의 합이라는 설명은 교과서적 해석이며, 여기서 확인한 것은 데이터가 그 방향과 맞는다는 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