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조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흐릅니다 — 172개 지점 시차를 재봤습니다
목포가 만조일 때 인천은 아직 아닙니다. 얼마나 차이 나는지, 그 차이에 규칙이 있는지 전국 172개 예보지점을 한꺼번에 계산해 봤습니다.
조석은 파도처럼 이동합니다
조석은 지구 전체가 동시에 부풀었다 가라앉는 현상이 아닙니다. 큰 바다에서 만들어진 파동이 연안을 따라 이동하면서 지점마다 시차를 두고 도착합니다. 그래서 같은 날 같은 바다인데도 만조 시각이 다릅니다.
얼마나 다른지 세어봤습니다. 전국 조석 예보지점 172곳의 만조 시각을 모으고, 기준 지점의 만조와 가장 가까운 만조를 찾아 시차를 계산했습니다.
서해 — 남에서 북으로, 시속 71km
목포를 기준(0분)으로 두고 서해 76개 지점을 위도순으로 늘어놓으면 이렇게 나옵니다.
| 지점 | 위도 | 목포 대비 시차 |
|---|---|---|
| 목포 | 34.78 | 기준 |
| 영광 | 35.43 | +42분 |
| 군산 | 35.98 | +67분 |
| 보령 | 36.41 | +84분 |
| 안흥 | 36.67 | +112분 |
| 대산 | 37.01 | +149분 |
| 안산 | 37.19 | +159분 |
| 인천 | 37.45 | +172분 |
| 강화대교 | 37.73 | +241분 |
목포에서 강화대교까지 4시간 걸립니다. 위도와 시차의 상관계수가 0.931로, 76개 지점이 거의 한 줄에 놓입니다. 회귀선 기울기는 위도 1도당 94분. 위도 1도가 약 111km이니 조석파가 서해안을 시속 71km로 북상하는 셈입니다.
KTX보다 느리고 고속도로 주행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바닷물의 봉우리가 목포에서 강화까지 올라갑니다.
남해 — 방향이 반대입니다
남해 52곳은 위도가 아니라 경도와 관계가 있고, 부호도 반대입니다. 여수를 기준으로 삼으면 이렇습니다.
| 지점 | 경도 | 여수 대비 시차 |
|---|---|---|
| 완도 | 126.76 | +57분 |
| 거문도 | 127.31 | +23분 |
| 여수 | 127.77 | 기준 |
| 삼천포 | 128.07 | −7분 |
| 통영 | 128.43 | −14분 |
| 거제도 | 128.70 | −22분 |
| 부산 | 129.04 | −37분 |
상관계수 −0.946, 기울기는 경도 1도당 −61분입니다. 동쪽이 먼저 만조가 되고 서쪽이 나중입니다. 서해와 정반대 방향으로 흐릅니다.
다만 육지 쪽 구간만 보면 폭이 좁습니다. 부산에서 완도까지가 94분으로, 서해의 목포~강화 241분과 견주면 절반이 안 됩니다. 남해가 동서로 길게 늘어서 있는데도 육지 연안의 시차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먼바다 섬까지 넣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남해 52곳 전체로는 부산·해운대(−37분)에서 신안가거초(+232분)까지 269분으로 벌어집니다. 서쪽 외해로 나갈수록 시차가 급격히 커지는 셈이라, 섬 출조에서는 육지 기준 감각이 통하지 않습니다.
동해 — 규칙이 흐릿합니다
동해 37곳은 위도와의 상관이 −0.576으로 약하고, 경도와는 −0.152로 사실상 무관합니다. 시차 범위도 −113분에서 +299분까지 흩어집니다.
이유를 짐작하자면 동해의 조차가 중앙값 33cm로 워낙 작기 때문입니다. 물이 30cm 남짓 오르내리는 곳에서는 '만조 시각'이라는 것 자체가 뾰족하지 않습니다. 조위 곡선이 완만해서 꼭짓점이 어디인지 흐릿하고, 바람이나 기압 같은 다른 요인이 그 흐릿한 꼭짓점을 쉽게 밀어버립니다.
동해에서 만조 시각을 맞춰 나가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는 말은 이런 뜻이기도 합니다.
실전에서는
1. 서해에서 다른 지점 물때표를 참고할 때는 위도 차이만큼 시각을 보정하세요.
북쪽으로 위도 1도(약 111km)마다 만조가 1시간 반 늦어집니다.
2. 남해는 동서 방향으로 시차가 생기지만 폭이 작아, 웬만한 거리에서는 30분 안쪽입니다.
3. 동해는 애초에 규칙이 흐릿하니 시각 보정보다 파고와 수온을 보는 편이 낫습니다.
물론 가장 정확한 것은 출조지에 해당하는 지점을 직접 보는 것입니다. 물때in은 172개 지점을 모두 개별 계산하므로, 지도나 검색에서 가까운 지점을 고르시면 됩니다.
이 계산의 한계
하루치 예보로 계산한 값입니다. 조석은 날마다 조금씩 달라지므로 시차도 고정값이 아닙니다. 다만 지점 간의 상대적 순서와 대략적인 간격은 유지됩니다 — 인천이 목포보다 늦다는 사실이 날마다 뒤집히지는 않습니다.
시차를 구할 때는 기준 지점의 만조와 시간상 가장 가까운 만조를 짝지었습니다. 조석 반주기가 약 6시간 12분이라, 시차가 그 절반을 넘어가면 다음 주기와 헷갈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남해는 목포가 아니라 여수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했습니다 (목포 기준으로는 −251분에서 −345분까지 나와 해석이 모호했습니다). 서해는 0~241분으로 안전 구간 안에 있습니다.
동해의 흐릿함이 조차가 작아서인지 다른 이유인지는 이 데이터만으로 단정할 수 없습니다. 여러 날을 모아 다시 볼 만한 주제입니다.
참고 자료: 국립해양조사원 조석예보 — 전국 172개 지점 만조 시각 · 물때in 자체 계산 — 기준 지점 대비 위상차, 위도·경도 회귀분석
최종 수정: 2026-09-10